1. 정보제공(Auskunft)
Auskunft는 행정청이 자신의 장래의 행동에 관하여 구속력이 없이 알려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행정에 관한 사실을 안내하는 정도여서 그 법적 성질은 사실행위에 속한다.
교시(敎示)라고도 하는데, 교시(敎示)의 사전적 의미는 ‘길잡이로서 가르쳐 줌’을 뜻하는 것이어서 적합한 표현이라고 보기 어렵고, 의미상으로 파악할 때 ‘정보제공’ 혹은 ‘행정사항 안내’ 등의 표현이 의미전달에 정확한 번역이라고 생각된다.
이것은 비구속적인 법률적 견해표명에 불과하다.
2. 예비결정(사전결정; Vorbescheid)과 부분허가(부분인허)
(1) 예비결정
예비결정은 전체결정 중에서 미리 앞당겨진 구속력 있는 일부 결정으로서 독립적 취소가 가능한 행정행위이다. 예컨대 건축법상의 사전결정제도가 여기에 속한다.
건축허가 대상 건축물을 건축하려는 자는 건축허가를 신청하기 전에 허가권자에게 그 건축물을 해당 대지에 건축하는 것이 건축법령에서 허용되는지에 대한 사전결정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설계 등 막대한 비용을 들어 정식 허가를 신청하였는데 그 허가신청이 거부되면 상대방은 많은 불이익을 받게 되기 때문에 이런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가 바로 사전결정제도이다.
이러한 사전결정제도는 행정행위의 일부 요건에 대한 결정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도 행정행위로서 행정쟁송의 대상(처분)이 된다. 사전결정이 후행결정 즉 원래 목적했던 최종적 행위에 구속력을 갖느냐에 대해서는 긍정설과 부정설이 있다.
긍정설에는 사전결정은 후행결정을 그대로 구속하므로 후행결정에서는 사전결정으로 정한 것 이외의 것만 할 수 있다고 한다. 예컨대 재량행위에서 사전결정에서 재량결정이 내려지고 기속결정만 남은 경우에는 후행행위에서는 기속결정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정설은 사전결정에는 신뢰의 이익만 인정되고 후행결정을 완전히 구속하지 못한다고 한다.
판례는 부정설을 따른다. 사전결정도 행정행위라고 하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설과 부정설 모두에서 동의하므로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구속력을 인정함이 타당하다.
(2) 부분허가
부분허가는 원자력 발전소의 허가처럼 장기간의 시간을 요하고 영향력이 큰 시설물에 대해 단계적으로 시설의 일부에 대해 부여하는 허가를 말한다.
원자력 발전소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①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건축허가가 필요하고, ②설치한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시설허가도 필요하며, 또 ③실제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영업허가 등이 순차적으로 필요하다. 이 경우 각 단계별로 허가를 받아야 그 하나 하나의 행위를 행할 수 있는데, 이들 단계별 행위에 대한 허가를 부분허가라고 한다.
이들 단계별 행위는 각각 그 자체로서 행정행위의 성질을 가지고 있고 이에 불복하는 경우 각 단계별로 행정쟁송이 가능하다.
도시재개발사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법은 다단계로 그 사업시행권을 부여하고 있다. ①도시재개발 조합설립의 승인 ②도시재개발 사업시행자의 승인 ③도시재개발 사업시행신고 ④도시재개발사업 준공신고 등의 다단계 행위가 이루어진다.
각각의 행정행위는 모두 한정된 영역이지만 종국적 규율이며 후행행위에 대한 약속이 아니며, 후행행위에 대한 구속력도 없다. 따라서 최종적 결정이 내려진 후에도 최종적 결정에 흡수되지 않고 부분허가 자체의 효력이 유지된다고 본다.
(3) 예비결정과 부분허가의 공통점과 차이점
부분인허와 사전결정은 여러 단계로 행해지는 행정의 일부라는 점, 행정행위로서 행정쟁송의 대상이 된다는 점 등에서 동일하다.
사전결정과 부분인허의 결정적 차이점은 그 자체로서는 본처분에 해당하는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느냐 여부이다.
사전결정만으로는 그 자체로는 본래의 목적된 완성된 행위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예비결정의 핵심적인 개념은 ‘본처분 행위의 적법성 판단’에 있다.
건축법상의 사전결정제도도 건축허가가 적합한지를 미리 판단하여 결정해주는 것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따라서 적합성 여부를 판단해 주는 것일 뿐 본 처분을 한 것은 아니어서, 예비결정만으로는 본 처분 행위를 바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건축법상의 사전결정을 받아도 이것만으로는 건축행위를 할 수 없고 나중에 정식 건축허가를 받아야 그에 의하여 건축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비해 부분허가는 그 자체로서 행정행위로서의 효력이 발생하므로 이 부분허가가 있으면 허가된 만큼 행위를 할 수 있다.
(4) 확약과의 차이
확약은 장래의 행정행위에 대한 ‘약속’인데 비해, 예비결정과 부분허가는 모두 단순한 장래 행위에 대한 ‘약속’이 아니라 다단계행정행위의 형식에 인정되는 ‘행정행위’로 그 범위가 ‘한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종국적 규율’이 된다는 점에서 확약과 다르다.
(5) 원자력법상 원자로시설 부지에 대한 사전승인
원자로시설 부지에 대한 사전승인을 받게 되면 원자로 부지에 대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데 이것이 사전결정인지, 부분허가인지 논의가 있다.
원자력법에 따르면 부지사전승인이 나면 제한적 공사(원자로시설을 설치할 지점의 굴착과 그 지점의 암반의 보호 및 보강을 위한 콘크리트공사; 원자력법 제11조 제4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9조 제1항)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보면 원자로 시설부지에 대한 사전승인은 사전결정으로서의 성격과 부분허가로서의 성격을 함께 갖는다고 할 수 있다.
3. 가행정행위(임시적 행정행위, 잠정적 행정행위)
(1) 의의
가행정행위란 사실관계와 법률관계의 계속적인 심사를 유보한 상태에서, 당해 행정법관계의 권리와 의무를 잠정적으로 확정하는 행위를 말한다.
예컨대 ①급부 영역에서 보조금 지급 영역에서 가급부 결정을 하면서 종국적 급부 결정 효과를 유보하는 경우 ②침해 영역에서 과세 관청이 상대방 신고에 따라 잠정 세액을 결정하는 경우, 직위해제 처분을 하는 경우 등이 여기에 속한다.
가행정행위의 성질에 대해서는 잠정적이긴 하나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 권력적 단독행위, 즉 행정행위라고 본다.
다만 후에 행정의 종국적인 결정이 나오면 그것으로 대체되므로, 그 때는 가행정행위의 결정 내용을 번복할 수 있어 행정행위의 효력인 ‘불가변력’이 적용되지 않는다(‘신뢰보호원칙’ 주장 불가능). 또 가행정행위의 허용성에 관해서는 긍정설, 부정설(침익적행위에는 별도의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견해), 재량행위에만 가능하다는 견해 등이 있으나 긍정설이 다수설이다.
(2) 확약 등과의 구별
확약과 같이 장래에 대한 단순한 약속이 아닌, 잠정적이긴 하지만 직접 효력을 발생시키는 하나의 행정행위(처분)이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가행정행위는 종국적 행위가 나오면 이로서 대체되나, 예비결정과 부분허가는 한정된 범위에서 종국적인 결정이므로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다르다.
4. 내부결정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행정기관이 건축허가를 할 때에는 관할 소방본부장(시․도지사가 허가권자인 경우) 혹은 소방서장(시장․군수․구청장이 허가권자인 경우)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 때 소방서장등의 동의가 바로 내부결정에 해당한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컨대 허가권자인 도지사에게 건축허가 신청을 하였는데 관할 소방 본부장이 동의를 거부함으로써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된다.
이 경우, 내부결정이므로 처분성이 없어 동의 거부에 대해서는 취소를 청구할 수 없으며, 다만 소방본부장의 동의거부에 따라 도지사의 건축 허가 거부처분이 나오면, 그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면서 그 이유로서 소방본부장의 동의거부를 다투면 될 것이다.
'행정사 > 행정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정강제의 근거 (0) | 2024.04.26 |
---|---|
행정강제의 의의와 종류 (0) | 2024.04.26 |
전통적 의무이행확보수단과 새로운 의무이행확보수단 (0) | 2024.04.26 |
공법상 계약의 의의, 종류 및 공법상 계약과 행정계약 (0) | 2024.04.19 |
행정법상의 확약 (0) | 2024.04.18 |
행정행위의 무효 (1) | 2024.04.16 |
행정행위 하자의 승계 (1) | 2024.04.16 |
행정행위 하자의 의의, 하자의 치유 및 하자 있는 행정행위의 전환 (0) | 2024.04.16 |
행정행위 하자의 치유 (0) | 2024.04.16 |
하자있는 행정행위의 무효와 취소의 구별 실익 (0) | 2024.04.16 |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