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의 효과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1. 해제의 효과에 관한 학설의 대립

 

민법548조에서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 그러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라고 하면서 제551조에서는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해제의 효과로서 원상회복의무와 손해배상청구를 어떻게 파악 할 지가 문제된다.

 

(1) 직접효과설(다수설, 판례의 입장)

① 해제에 의해 계약에 기한 모든 채권관계는 소급적으로 소멸한다는 견해이다.

② 따라서 이행하지 않은 채무는 이행할 필요가 없고, 이미 이행한 급부는 법률상 원인이 없는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해야 하며 반환범위(548조 제1)는 현존이익에 그치지 않고 원상회복으로 확대된다고 한다.

③ 직접효과설은 부당이득 반환범위가 원상회복으로 확대되는 이유와 손해배상청구의 근거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 청산관계설(소수설)

① 해제로 인해 원래의 계약은 소멸하지 않고 장래에 대해 원래의 채권관계와 동일성을 갖는 청산관계 내지 반환채무관계로 변경되며, 청산채무가 존재하므로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다는 견해이다.

② 해제의 의사표시는 미이행 채무로부터의 해방과 급부된 목적물의 반환을 의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해제의 효과는 법률규정이 아니라 법률행위에 의해 발생한다), 본래의 급부의무는 폐기됨과 동시에 이미 이행된 급부의 반환의무(수정된 부당이득반환이 아닌 변형된 채권·채무관계)가 발생하며, 쌍무성 등 원계약의 성질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한다.

③ 청산관계설에 의하면 제548조 제1항 단서(3자 보호)와 제549(동시이행) 및 제551(손해배상)는 불필요하고, 548조 제2(그 받은 날로부터의 이자 가산)을 설명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3) 판례의 입장

계약해제의 효력은 계약 당시에 소급하여 당사자 간의 채권·채무관계를 소멸케 하는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나 채권자 보호라는 입장에서 민법551조는 이와 같은 경우에도 손해배상의 청구를 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계약이 해제되었을 때에는 당사자는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돈·물건 등의 반환 등 서로 상대방을 원상으로 회복케 할 의무를 진다고 한다(대판1983.5.24, 82다카1667).

 

2. 해제의 소급효와 제3자 보호

 

(1) 해제의 소급효

직접효과설에 의할 때 계약은 소급적으로 실효되고, 계약에 기한 채권·채무는 소급적으로 소멸한다. 아직 이행하지 않은 채무는 이행할 필요가 없다.

① 계약의 이행으로 물권변동이 있는 경우

계약이 이행되어 등기 또는 인도에 의해 물권이 변동된 경우, 청산관계설의 입장에서는 물권변동은 유효하고 반환의무만 발생할 뿐이므로 문제될 게 없지만, 직접효과설의 입장에서는 계약해제가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관해 채권적 효과설과 물권적 효과설이 대립한다.

㉠ 채권적 효과설

계약이 해제되더라도 이행행위 내지 물권행위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급부를 반환하여 원상회복시킬 채권관계가 새로이 발생한다는 견해이다. 물권행위의 무인성을 인정하는 입장에서 주장된다. 이 견해에 의하면 제3자는 당연히 보호된다.

㉡ 물권적 효과설

원인행위인 채권계약이 해제되면 그 계약의 이행으로 변동이 생겼던 물권은 그 계약이 없었던 원상태로 당연히 복귀한다는 견해이다. 물권행위의 유인성을 인정하는 입장에서 주장된다. 등기나 인도 없이도 물권은 원상태로 복귀하며, 원상회복청구권은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이므로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 견해에 의하면 제3자는 제548조 제1항 단서에 의해 특별히 보호된다. 원계약이 쌍무계약인 경우 물권을 이전해준 당사자와 그 외의 당사자(금전지급자 등) 사이의 법률관계가 공평하지 못하게 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판례의 입장

우리의 법제가 물권행위의 독자성과 무인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과 민법548조 제1항 단서가 거래안전을 위한 특별규정이란 점을 생각할 때 계약이 해제되면 그 계약의 이행으로 변동이 생겼던 물권은 당연히 그 계약이 없었던 원상태로 복귀한다고 한다(대판 1977.5.24, 751394).

② 계약상의 채권을 양도한 경우

㉠ 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한 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 계약해제에 의해 양수인의 채권도 소멸한다.

㉡ 즉, 계약상의 채권을 양수한 자는 민법548조 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계약이 해제된 경우 계약해제 이전에 해제로 인하여 소멸되는 채권을 양수한 자는 계약해제의 효과에 반하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나아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로부터 이행받은 급부를 원상회복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대판 2003.1.24, 200022850).

 

(2) 3자의 보호

계약해제의 효력은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548 1항 단서).

①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성격

직접효과설 중 채권적 효과설에 의하면 해제로 물권이 당연히 복귀하는 것은 아니고 해제의 상대방은 원상회복의 채무를 부담하는 데 그치며 제3자의 권리를 해하는 일은 없으므로, 548조 제1항 단서는 주의적 규정에 불과하다. 이는 청산관계설에 의하더라도 같다.

그러나 직접효과설 중 물권적 효과설에 의하면 해제로 물권이 당연히 복귀하게 되어 제3자는 물권을 취득할 수 없게 되므로, 548조 제1항 단서는 제3자 보호를 위한 특별규정이다.

② 제3자의 범위

㉠ 해제 전()

ⓐ 제3자는 원칙적으로 계약해제가 있기 전에 그 계약에서 생긴 법률효과를 기초로 급부된 물건·권리 자체 또는 그에 관한 권리를 취득한 자를 말하며, 등기·인도 등의 공시방법이나 계약당사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 소유권이전등기를 갖춘 부동산 매수인으로부터 임차권을 취득하여 등기한 자나 주택임대차보호법·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요건을 갖춘 자도 보호되는 제3자에 해당하며, 부동산 매매계약이 해제되면 그 임차인은 소유권을 회복한 매도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대판 1996.8.20, 9617653).

ⓒ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매매목적물을 인도받은 매수인으로부터 매매계약 해제 전에 매매목적물인 주택을 임차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제548조 제1항 단서에 의해 보호되는 제3자에 해당된다(대판 2008.4.10, 200738908).

ⓓ 그러나 해제에 의해 소멸하는 채권 자체의 양수인(계약상의 채권을 양도받은 양수인(대판 1964.9.22, 64596)이나 압류채권자·전부채권자 등은 제3자에 포함되지 않으며, 3자를 위한 계약의 수익자도 제3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 해제 후()

계약해제가 있은 후 계약해제로 인한 원상회복등기 등이 이루어지기 전에 계약해제를 주장하는 자와 양립되지 않는 법률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계약해제사실을 몰랐던 선의의 제3자도 제3자에 포함된다(대판 1985.4.9, 84다카130).

 

(3) 원상회복의무

① 원상회복의무의 의미

‘원상회복의무’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 각 당사자가 그 상대방에 대해 계약체결 전의 상태로 복귀시킬 의무(548조 제1)를 말한다.

② 법적 성격

㉠ 직접효과설을 취하는 다수설과 판례에 의하면 계약해제의 효과로서의 원상회복은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특별규정의 성격을 띤다. , 민법748조 제1항에 의하면 선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이 현존한 한도에서 반환하면 되지만, 548조 제1항에 의하면 받은 이익의 현존 여부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한다.

㉡ 청산관계설에 의하면 원상회복의무는 부당이득반환과는 상관없이 제548조에 의해 발생하는 청산채무이다.

㉢ 판례는 “계약해제의 효과로서의 원상회복의무를 규정한 민법 제548조 제1항 본문은 부당이득에 관한 특별규정의 성격을 가진 것이라 할 것이어서, 그 이익반환의 범위는 이익의 현존 여부나 선의·악의에 불문하고 특단의 사유가 없는 한 받은 이익의 전부라고 할 것이다(대판 1998.12.23, 9843175)”라고 판시하고 있다.

③ 원상회복의 내용

㉠ 원물반환의 원칙

ⓐ 물건이 급부되어 있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원물을 반환해야 한다. 급부된 물건이 대체물이면 동종·동질·동량의 물건으로 반환하면 된다.

ⓑ 물권의 반환은 점유의 이전 또는 등기명의의 말소·반환으로써 하고, 채권의 반환은 채무자에 대한 대항요건을 갖춤으로써 한다.

㉡ 가액반환

ⓐ 원물을 반환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가액을 반환해야 한다.

ⓑ 가액을 계약해제 당시의 가격으로 보는 것이 다수설이지만, 판례는 원물반환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당시의 가격으로 본다.

㉢ 이자 등의 상환

ⓐ 반환할 금전에 그 받은 날부터의 이자(법정이자 연 5)를 가산해야 한다(548조 제2). 이때의 이자는 부당이득에 해당한다.

ⓑ 이는 금전 외의 물건에 과실이 생긴 경우 또는 목적물 사용이익이 생긴 경우에도 유추적용되고, 물건을 받은 날부터의 과실 또는 사용이익을 가산해서 반환해야 한다.

㉣ 비용의 상환

반환의무자가 목적물에 관해 비용(필요비와 유익비)을 지출한 경우, 상대방은 이로 인해 이익을 받은 한도에서 상환해야 한다.

 

(4) 비용상환의무

① 계약해제권 행사와의 관계

민법551조는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계약해제와 손해배상은 양립한다. ,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의무와 손해배상의무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② 법적 성질

㉠ 학설의 대립

손해배상의무는 채권관계가 유효하게 성립하고 있던 중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서, 민법551조에 의해 해제 후에도 존속하는 것으로 이해된다(채무불 이행책임설). 따라서 제551조의 손해배상은 신뢰이익의 배상이 아니라 이행이익의 배상이라고 함이 통설이다(청산관계설에 의하면, 손해배상의무는 계약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여 채무불이행책임에 근거한다).

㉡ 판례의 입장

판례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대판 2002.6.11, 20022539)”라고 한다.

③ 손해배상의 범위

원칙적으로 이행에 갈음하는 전보배상액에서 해제한 자가 해제로 인해 얻는 이익을공제(손익상계)한 금액이 손해배상액이다.

 

(5) 동시이행의 관계

① 쌍무계약의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민법536조는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의무에 준용된다(549). , 각 원상회복의무자는 상대방이 원상회복의무의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의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② 손해배상의무도 원상회복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대판 1996.7.26, 952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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