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배상법상 손실보상제도(손실보상청구권의 성립요건 및 손실보상의 내용)

 

1. 손실보상제도의 의의

 

(1) 개념

손실보상제도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의 필요에 의한 적법한 권력행사를 통하여 사인의 재산권에 특별한 희생을 가한 경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청사 건설을 위하여 사인의 토지를 수용하는 경우)에 재산권의 보장과 공적 부담 앞의 평등이라는 견지에서 사인에게 조절적인 보상을 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2) 법적 근거

현재로서 손실보상에 관한 단일의 통일 법전은 없다. 다만, 단행 법률(, 도로법하천수산업법소방기본법)에서 손실보상에 관한 규정이 발견되고 있을 뿐이다. 공익사업에 필요한 토지 등의 수용과 사용 시 및 협의에 의한 취득사용시의 손실보상에 관해서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 일반법으로 기능하고 있다.

 

(3) 유사제도와 비교

손실보상제도와 유사한 몇몇 제도를 구분해 보기로 한다.

손해배상제도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위법한행위로 인한 손해의 배상제도임에 반하여, 손실보상제도는적법한공권력의 행사로 인한 피해의 보상인 점에서 서로 다르다. 손해배상은 행정결과의 시정이나 손실보상은 시정이 아니라 상실된 가치의 보전이다.

행정상 손실보상은 공공필요에 의하여 공법적 근거에서 이루어지는 작용에서 문제되나 사법상 손해배상은 위법한 사법작용에 관한 것인 점에서 양자는 구분된다.

 

2. 손실보상청구권의 성립요건

 

(1) 헌법규정의 성질

헌법은 제23조제3항에서공공 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 규정이 사인에게 손실보상청구권을 발생시키는 근거인가와 관련하여 견해가 갈린다. 생각건대 상기의 규정만으로 사인에게 손실보상청구권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곤란하고, 상기의 규정과 헌법 제23조제1(재산권의 보장) 및 헌법 제11(평등원칙) 등을 근거로 하여 사인에게 손실보상청구권이 인정된다고 볼 것이다(간접효력규정설).

 

(2) 요건의 검토

손실보상은 개별 법령상의 보상규정의 유무를 불문하고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이와 관련하여 손실보상청구권의 발생요건을 정리할 필요가 생긴다. 상기의 헌법 규정 등을 고려한다면, 손실보상청구권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공공필요를 위한 재산권에 대한 적법한 침해가 있고, 그것이 피침해자에게 특별한 희생을 가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나누어서 간략히 보기로 한다.

 

손실보상청구권이 인정되는 침해는 공공필요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공공필요란 도로항만건설 등 반드시 일정한 사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순수 국고목적은 여기의 공공필요에 해당하지 않는다.

 

손실보상청구권을 가져오는 침해는 재산권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재산권의 종류는 가리지 아니한다. 물권일 수도 있고 채권일 수도 있다. 공법상의 권리인가 사법상의 권리인가도 문제되지 아니한다.

비재산권에 대한 적법한 침해로 인한 보상(, 강제 예방접종으로 인해서 신체상 피해가 발생한 경우의 보상)에 관한 일반적인 제도는 현재로서 없다.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

 

침해는 적법한 것이어야 한다. 위법한 침해라면 기본적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의 문제가 된다. 침해에는 재산권을 박탈하는 좁은 의미의 수용(收用), 일시사용을 의미하는 사용(使用), 개인의 사용수익을 한정하는 제한(制限)이 있다. 이 세가지를 합하여 넓은 의미의 수용 또는 공용침해라고도 한다.

 

한편, 침해는 법률의 규정에 의해 이루어지기도 하고(, 하천법상 수몰로 인한 사유지의 하천 편입), 법률에 근거한 행정행위를 통하여 이루어지기도 한다(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사유지의 수용). 전자를 법률수용, 후자를 행정수용이라 부른다.

 

④ 손실보상이 주어지기 위해서는 피해자에게 가해진 피해가 특별한 희생에 해당하는 것이어야 한다. 말하자면 정의와 공평의 원리에 의거하여 인정되는 손실보상제도의 본질상 재산권에 대한 모든 침해에 보상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재산권의 내용과 제한의 구체화 및 재산권의 사회적 구속성의 구체화는 보상이 주어지는 침해가 아니다(, 식품위생법상 검사를 위한 수거 또는 건축법상 각종의 건축규제). 재산권에 내재하는 제약, 즉 재산권에 당연히 따라다니는 제약(, 도로변의 주택의 소유자에게는 도로상의 교통소음을 어느 정도 참아야 할 제약이 따른다)은 특별한 희생이 아닌 까닭에 보상이 주어지지 아니한다.

 

문제는 어떠한 경우에 특별한 희생이 있다고 볼 것인가이다. 이와 관련하여 학자들은 여러 종류의 견해를 제시하나(, 개별행위설특별희생설중대설) 그 어느 하나의 견해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관련 법령과 침해되는 사건의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될 수밖에 없다.

 

3. 손실보상의 내용

 

(1) 완전보상

보상의 범위는 완전보상이 원칙적이다. 헌법은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헌법 제23조제3). 여기서 정당한 보상의 의미를 둘러싸고 완전보상설과 상당보상설의 대립이 있다.

사회국가원리와 관련하여 고려할 때에, 완전보상을 원칙으로 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완전보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상당보상설이 타당하다고 본다. 대법원은 완전보상설을 택한다.

 

(2) 공시지가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시가보상원칙(완전보상)을 따른다. 동시에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수용의 경우와 관련하여 지가의 변동률, 효과적인 공익사업의 시행 등을 고려하여 공시지가제를 도입하고 있다.

 

(3) 대물보상생활보상

보상의 대상은 수용 목적물의 객관적인 교환가치인 것이 원칙적이다. 그러나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을 위하여 개별 법령에서는 이주대책비세입자에 대한 주거대책비실직보상 등의 생활보상이 주어지기도 한다.

 

(4) 보상방법

각 법령에 따르면 보상은 현금보상(채권보상 또는 현물보상이 주어지는 경우도 있다)개별급(개인별로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괄급으로 지급되기도 한다)선급(경우에 따라서는 후급이 주어지기도 한다)일시급(경우에 따라서는 분할급로 지급되기도 한다)이 원칙적이다.

 

(5) 개발이익의 환수

정당한 대가 없이 이루어지는 개발이익이 사인에게 귀속되는 것은 배제되어야 한다. 개발은 국민전체의 부담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개발의 결과인 개발이익을 특정의 토지소유자 등이 독점한다는 것은 분명히 불공평하고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은 개발이익의 환수제를 규정하고 있다.

 

4. 손실보상절차와 권리보호

 

(1) 행정절차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기업자는 먼저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토지 소유자 및 관계인과 협의하여야 한다. 협의가 성립되지 않거나 협의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할 수 있다.

재결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자는 다시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2) 소송절차

사업시행자, 토지소유자 또는 관계인은 재결에 불복할 때에는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거쳤을 때에는 이의신청에 대한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각각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5조제1항 본문).

 

보상금증감 청구소송은 당해 소송을 제기하는 자가 토지소유자 또는 관계인인 경우에는 사업시행자를, 사업시행자인 경우에는 토지소유자 또는 관계인을 각각 피고로 한다(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5조제2항 본문).

 

[참고 판례]

 

(1) 구 도시계획법 제21조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토지를 원칙적으로 지정 당시의 지목과 토지현황에 의한 이용방법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한, 재산권에 내재하는 사회적 제약을 비례의 원칙에 합치하게 합헌적으로 구체화한 것이라고 할 것이나, 사용수익을 전혀 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아무런 보상 없이 이를 감수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당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헌재 1998.12.24. 89헌마214, 90헌바16, 97헌바78).

 

(2) 구 도시계획법 제21조의 규정에 의하여 개발제한구역 안에 있는 토지의 소유자는 재산상의권리 행사에 많은 제한을 받게 되고 그 한도 내에서 일반 토지소유자에 비하여 불이익을 받게 됨은 명백하지만,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여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확보하기 위하여 또는 국방부장관의 요청이 있어 보안상 도시의 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도시계획법 제21조제1)에 한하여 가하여지는 그와 같은 제한으로 인한 토지소유자의 불이익은 공공의 복리를 위하여 감수하지 아니하면 안 될 정도의 것이라고 인정되

므로, 그에 대하여 손실보상의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 하여 도시계획법 제21조의 규정을 헌법 제23조제3, 11조제1항 및 제37조제2항에 위배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대판 1996.6.28. 9454511).

 

(3)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5조제1항 전문의 문언 내용과 같은 법 제83, 85조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대한 이의신청을 임의적 절차로 규정하고 있는 점, 행정소송법 제19조 단서가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은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 한하여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수용재결에 불복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때에는 이의신청을 거친 경우에도 수용재결을 한 중앙토지수용위원회 또는 지방토지수용위원회를 피고로 하여 수용재결의 취소를 구하여야 하고, 다만 이의신청에 대한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는 그 이의재결을 한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피고로 하여 이의재결의 취소를 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판 2010.1.28. 2008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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